엊그제 미국의 38대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가 사망했고, 현 대통령인 조지 부시는 그를 위기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였고 진정한 신사였다는 말등으로 사망한 포드 전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한참이나 기자회견장에서 이야기했다.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고 선거없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어수선한 정국을 잘 이끈 대통령이었으니 부시 대통령이 그의 사망을 기리며 그의 업적을 칭송하는 것이야 누가 봐도 당연한 이야기.

근데 그러고 하루가 지나서 포드 전 대통령이 우드워드라는 기자와 지난 2004년에 인터뷰한 내용이 공개되었는데, 내용인 즉슨 포드 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포드는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이라크 전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며 전쟁보다는 여러 조약과 제재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직접적으로 미국의 안보와 관련이 없음에도 전세계에서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한다는 이유로 전쟁을 할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드워드라는 기자가 쓰고 있는 포드 대통령 관련 책이 출판되거나, 혹은 포드 전 대통령 자신이 죽기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했던 인터뷰 내용이 그가 죽게 되면서 언론에 알려지게 된 것인데, 이라크 전쟁을 한지 3년여가 지난 지금 오히려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부시 행정부로서는 곱게 가시는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칭송하며 고이 보내드리려다가 한방 맞은 셈이다.

현 부통령인 딕 체니가 포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는 것과 얼마전 사임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포드 대통령 시절 43세의 나이에 최연소 국방장관에 발탁되어 포드 전 대통령하에서 같이 일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포드 대통령 시절이면 이미 오랜 옛날 이야기 같은데 그당시 함께 했던 이들이 여전히 실세로서의 위치에 서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암튼 이 둘도 현 부시 행정부 하에서 했던 일들로 포드 대통령으로부터 적절치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니 아이러니라 하면 아이러니한 일이겠다.

좀 시간을 두고 이 인터뷰 기사가 나왔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대놓고 현 부시 대통령의 일들을 비난한 기사가 나온 마당에, 어떤 일이 있어도, 어디에서 장례식이 행해져도 포드 대통령의 장례식에 무조건 참석하리라고 이미 밝힌 부시로서는 장례식장에서 뭐라고 할런지 궁금하다. 그래도 장례식인데, 이 인터뷰 건은 그냥 없었던척 하면서 포드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에 좋은 말만 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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