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난감할 때가 있다. 남들이 다들 극찬하는데 정작 나는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할 때 말이다. 나도 나름대로 아는 분야에 관계된 것이라면 그럼에도 다른 이들의 생각과 달리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며 생각의 변들을 늘어놓을 수도 있겠는데, 그렇지도 않은 경우에는 ‘난 그렇지 않던데?’라는 말을 하는 게 그리 쉽지 않다. 그냥 모른 척 조용히 있거나 아니면 속마음은 숨기고 같이 박수 치며 감동받은 듯 하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읽으며 그녀가 쓴 글의 내공에 감탄했던 적이 불과 두어 달 전이고, 그녀의 글 솜씨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많은 평론가들의 글을 찾아 읽어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7년의 밤>을 읽고 감탄해 마지 않았던 많은 문학계 인사들 상당수가 2009년 세계문학상 당선작인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정신병원에 수감된 두 남자의 탈출기를 그린 소설이라는 소개에서는 <7년의 밤>의 긴장감보다는 좀 더 편하게 웃으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처음엔 그냥 좀 시동이 늦게 걸리는가 싶었는데, 영 재미가 없었다. 진짜 정신병자들의 이야기처럼 맥락도 전혀 파악도 안되고 뭘 말하고자 하는지 솔직히 이해도 잘 안되고 그랬다. 정유정이라는 작가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면 그냥 중간 정도에서 멈췄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만 이런 생각 하는 건가 하는 의문에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평을 중간에 몇 번 검색해 봤는데 나처럼 재미없게 느낀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앞에서 말한 참 난감한 상황인 것이다. 문학에 자신이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 하나 짚어가면서 나름의 반박을 하기라도 했겠지만 나로서는 그나마 나처럼 느낀 사람 몇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절실했다.

그렇게 읽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마땅히 이 책에 대해 쓸 말이 없어 그냥 지나가는데, 세계문학상 소설 몇 권 읽고 올린 아래의 글 하나에 누군가 달아놓은 댓글에 눈이 번쩍 뜨였다. 요새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 찾기가 쉽지 않다며, 정유정 소설도 읽어보면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댓글이었다. 나랑 비슷한 느낌을 받은 사람이 있다는 게 이렇게 반가운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분의 댓글에 대한 나름의 감사의 표시로 나도 이렇게 글을 올려본다. 그분께 멋쩍게 나도 한마디 하련다.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 재미없게 읽은 사람 여기 한 명 추가요!”라고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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