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인퓨저로 차를 마시다 보니 티백으로 마시는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지만 또한 2% 부족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티 인퓨저의 작은 공간 안에 찻잎이 빽빽하게 들어가 있어서인지 차가 잘 우러나지 않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 스뎅컵에 인퓨저로 차를 마시는 행위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결국 7년전 대학원 시절에 차를 마셔보겠다고 샀다가 고이 간직해놓은 다기를 다시 꺼내서 회사로 가져왔다. 영롱한 옥색빛이 도는 것이 나름 고급스러운 다기처럼 보이지만 대략 2만원 안팎의 다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번거롭기 그지 없는 일임에는 틀림없으나 오랜만에 다기에 찻잎 넣고 따뜻한 물로 우려낸 후 따뜻한 잔 두손으로 잡고 마시니 확실히 그 풍미가 더해지는 듯 하다.
하루동안 여러번 차를 마실때마다 매번 다기를 사용해서 마실 정도로 여유있지는 않으니 대략 하루 일과가 끝나가는 즈음에 몽롱해진 정신을 가다듬는 때에 한번 정도 다기를 사용해 차를 마셔야겠다.
다시금 깔끔하게 정리한 회사 책상위에 이 녀석이 한 구석 자리잡고 있으니 나름 분위기도 나는 듯 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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