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 종종 광고성 전화가 걸려온다. 물론 종류도 다양하다. 다짜고짜 어떤 서비스를 가입하라는 광고성 전화가 걸려오기도 하고, 내가 거래하는 금융사나 카드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듯 하다가 잠시 곁길로 빠져 월 몇만원에 교통 상해, 암 진단시 얼마 보장이 된다는 식의 보험 광고를 하기도 한다. 내가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화가 걸려오는 경우도 있고, 절세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권유하기도 한다. 언젠가는 땅에 관심을 가져보라며 좋은 부동산 정보가 있으면 같이 공유하고 싶다는 식의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단체로부터 기부금을 달라는 전화가 오기도 한다.
이런 전화가 와서 내가 설득당한 적은 거의 없다. 작년인가 한 사회복지 단체로부터 기부금을 구하는 전화가 왔을 때에는 상황이 어쩔 수 없어 기부금을 낸 적이 있긴 하지만 주로 그런 전화가 오면 나는 줄곧 '관심 없습니다'라는 말로 일관한다. 일일이 듣다보면 시간도 꽤나 소요되는 일들이기에 비록 얼굴은 보지 않아도 목소리 듣는 상황에서조차도 약간 민망한 상황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이미 기존 보험이 있어 필요 없습니다'라는 말로 조용히 마무리 짓곤 한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는 핸드폰에 이미 만들어 놓은 '스팸'이라는 폴더에 해당 전화번호를 일일이 등록시켜 놓는다. 그러면 핸드폰이 자동으로 '스팸' 폴더에 저장된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올 경우 벨이 울리지 않은 채 알아서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이런 전화(단순 광고 전화인 경우도 있지만 간혹 사기성 광고 전화인 경우도 있고, 언론에도 이런 이야기들이 종종 실리곤 한다.)를 받고 광고에 응하거나 설득당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들리는 소식으로는 이런 식으로 팔리는 상품의 규모도 나름 엄청나다 하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설령 내가 '암보험'하나 들고 싶다 생각이 들었다 하더라도 이미 보험을 들었던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을 직접 검색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정보를 구하고, 보험 가입을 결심하기 쉽지 무턱대고 걸려온 전화의 안내를 듣고 가입을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참 신기한 일이다.
어쨌든 이런 광고성, 혹은 약간 사기성 전화도 수법이 약간씩 변형되고 있으니 요즘 들어 자주 겪게 되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걸려온 전화를 받아보면 광고 전화가 아니라 설문조사로 위장하고 이것 저것 물어본다. 그리곤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추후 설문조사 하신 분들을 상대로 추첨을 하여 상품을 주는 행사가 있다는 말로 전화를 마무리 한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걸려와서는 지난번 설문조사에 응하신분 대상으로 추첨을 했는데 당첨이 되었다며 이러이러한 상품을 얼마에 받으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셨다는 이야기로 들어간다. 처음 이와 비슷한 경우를 겪었을 때, 전화를 끊고 나서 잠시동안 무슨 일인가 생각해보다가는 어이 없어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깟 생각해낸 새로운 방법이 겨우 이거였나 하는 생각과, 암튼 나름대로 꽤나 고생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어제도 이와 비슷한 전화를 받았는데, 아마도 여행상품을 팔려는 곳인듯 싶다. 아마 며칠 지나지 않아 어제의 설문조사 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추첨한 결과 당첨됐다며 비행기 값만 내시면 제주도 호텔 무료 숙박권을 준다는 둥, 1년에 십몇만원만 내시면 설악산 무슨무슨 콘도에 회원권을 받을 수 있다는 둥의 전화가 걸려오겠지... 참, 고생들 한다!!
* 어제 걸려온 전화의 설문조사 내용이 정말 가관이었다. 첫번째 질문은 바로 '고객님께서 여행을 가고 싶다면 다음중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으신가요? 1.동해, 2.서해, 3.남해.' 참, 이것도 설문이라고...하기사 어차피 설문이 목적이 아닐텐데 문항이 자세하고 많아도 그쪽도 골치 아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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