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를 하면서 얻어 걸리는 게 꽤 많다. 아침마다 하루의 시사 관련 뉴스를 정리해서 올려주는 꼭지를 보는 재미에 시사 평론가 김용민씨의 트윗(@funronga)을 follow하고 있었다. 그렇게 알게 된 김용민씨의 블로그에서 종종 ‘시사장악 퀴즈’에 관한 안내가 올라오는 것 또한 볼 수 있었다. 왠지 재미 있겠다 생각하면서도 굳이 찾아보려 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얼마 후 다른 곳에서 이 ‘시사장악 퀴즈’라는 것이 ‘김어준의 시사CCTV 뉴욕타임스’라는 프로그램의 한 코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김어준의 뉴욕타임스'는 한겨레 신문사의 인터넷 방송국 Hani TV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됨과 동시에, 팟캐스트를 통해 해당 방송을 다운받아 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한번 다운받아 시청하고는 바로 이 프로그램의 애청자가 되어버렸다.
몇 주전 까지만 해도 ‘김어준의 뉴욕타임스’라는 프로그램에는 ‘정봉주의 PSI’ 와 ‘김용민의 시사장악 퀴즈’의 두 개의 꼭지가 있었는데, 방송 100회를 지나며 새롭게 프로그램을 단장하여 현재는 ‘정봉주의 PSI’와 ‘김용민의 시사되지?’ 두 개의 코너로 개편되었다. ‘정봉주의 PSI’는 CSI의 첫 글자 Crime을 Politics로 대치하여 패러디 한 타이틀이 말하는 바와 같이 전직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과 김어준이 한 주의 시사관련 이슈를 파헤쳐 이야기를 풀어놓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새롭게 단장한 ‘김용민의 시사되지’는 이전의 시사장악 퀴즈 형태의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분화되어 진행되고 있는 중인데, 참가자 혹은 방청객과 함께 퀴즈로 만들어진 시사 이슈들을 풀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가거나, 큰 이슈의 경우 관련 정치인이라던지(물론 프로그램 성격상 보수성향의 정치인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도 진행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에 출연한 인물들 리스트를 보면 유명하다 싶은 정치인들은 다 한번씩 초대가 된 것 같고, 내가 보기 시작한 지난 1월부터 따져본다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와 함께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들에 대해 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가 출연하여 구제역 이슈에 대해 전문가적 지식에 근거한 논의를 하는 순서 등이 있었다. 화면의 포맷은 아래와 같은데, 메인 타이틀에 포함된 ‘CCTV’라는 말이 의미하듯 CCTV를 보는 듯한 단순한 화면 배치를 따르고 있다.
프로그램의 메인 진행자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이다 보니 어느 정도 프로그램의 성격은 예상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이 된다. 시사 정치 관련 이슈들을 다루며 때로는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하고, 문제의 근원을 깊게 파고드는 치밀성도 포기하지 않는 방송이긴 하지만 방송의 기본적인 흐름은 모든 이슈의 코미디화를 통한 웃음 창출, 욕구 분출이라 하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 좀더 쉽게 말한다면 ‘라디오 스타’의 시사 정치 관련 버전이라고 하면 될 듯 싶다. ‘황금어장’의 한 코너인 ‘라디오스타’의 경우, 어느 게스트가 나오던, 라디오 스타의 4명의 진행자의 흐름에 휘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기에 어느 게스트가 나오더라도 ‘라디오스타’라는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분위기라던지 스타일은 게스트에 크게 좌우되지 않은 채 그 다소 난잡한(?) 형태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 비슷한 이유로 해당 프로그램도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이 3인의 주요 진행자에 의해 잡혀진 틀이 꽤 튼튼해 어느 게스트가 나와도 이미 만들어진 틀에서 유쾌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밖에 없도록 진행이 되는데, 이것이 이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정치와 엔터테인먼트가 만난 Politainment라는 퓨전 장르라 명명하면 딱 일 것 같은 프로그램인데, 공중파 TV의 시사 토론 프로그램들 거의 대부분이 활력을 잃어버린 지금의 상황에서 비록 인터넷 방송이지만 이런 식의 정치의 우스개화를 통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이나마 있다는 게 나름의 존재 이유를 뒷받침 해주는 것 같다. ‘삐~’소리에 가려지는 욕설이 자주 등장하고, 사회 정치적으로 심각한 이슈들을 우스개 거리로 만들어버리는 해당 프로그램의 수준을 결코 고상하다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존재 가치는 무시 할 수 없을 터이다. 채플린이 했다는 '인생이라는 게 멀리서 보면 비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이유로 분명 비극이고 참담한 상황의 시사 정치 관련 이슈의 경우도, 어느 경우에는 가까이 가져다 놓고 들여다 보게 되면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보고 굳이 웃음을 참을 이유는 없다 생각된다. 비극과 희극은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 뿐 비극은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희극은 문제를 가볍게 대한다라는 식의 단순 평가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말이라 생각된다. 때로는 희극이라는 도구가 문제의 심각성을 더 잘 드러내고, 핵심에 다가가는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더불어 바쁜 삶을 살다 놓치고 지나치기 쉬운 이슈들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웃음으로 넘기면서 해당 이슈들의 주요 핵심 사항들에 대해 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이를 통해 실제 사회 이슈들에 대해 좀 더 깊게 관심을 갖게 하는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또한 유익하다 생각된다. 참담한 구제역 실상에 대해 이런 저런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게 된 것도 분명 많지만, 우희종 교수가 출연하여 구제역 사태에 대한 정부의 한심한 대응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해주고, 이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진행자들의 프로그램을 보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많았던 것 같다.
p.s. 이 방송의 경우도 현재 방청 신청을 할 수가 있다. 알아본 바로는 방청 신청 경쟁률이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몇 달 지난 후 서울에 들어가게 되면 방청 신청해서 꼭 한 번 방청해봐야겠다. ‘삐~’소리로 가려지는 실감나는 욕설도 좀 들어보고, 방송상으로는 삭제되는 좀더 깊숙한 이야기도 들으면서 간만에 우울한 이슈들에 우울해진 마음이나 웃음으로 달래야겠다. 아 참, 해당 프로그램은 Hani TV 사이트에 직접 접속하여 볼 수도 있고, rss 주소 http://vod.hani.co.kr/podcast/cctv_video.xml.rss 를 등록하여 팟캐스트로 다운 받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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