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책들을 주문하길래 혹시 나도 살만한 책 없을까 생각하다가 싼 맛에, 그리고 Malcolm Gladwell이 글을 재미있게 쓴다는 이야기에, 그리고 나름 직장에서 하게 되는 업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만한 힌트를 얻을까 하여 주문한 책이다. 결과적으로는 기대한 것보다 재미있었고, 생각했던 것 보다는 출간시기가 오래된 책이었다. 그리고 2년전인가 후다닥 읽어버렸던 Blink라는 책의 저자도 다름아닌 Gladwell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Tipping Point뿐만 아니라, 2년전에 읽었지만 사실상 시간상으로는 Tipping Point 이후에 출간된 Blink 또한 평소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위 ‘상식선에서의’ 판단을 뛰어넘는, 때로는 이에 반하는, 현상의 원인들에 대한 분석의 결과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너무도 당연하다 생각하며 깊이 생각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넘어가던 현상들에 대해, 우리의 판단이 상당히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는 이 책은, 흥미로움만을 두고 이야기 한다면 이만큼 재미있는 책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Gladwell의 시원시원한 글솜씨까지 더하니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에, 잘 씌여진 글 읽는 재미까지 더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뭐랄까, 내가 읽은 두 책 모두 한참 재미있게 읽어가다가 도중에 들었던 생각은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이미 상황종결된 것에 대해 그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을 분석해 내는 데에 있어서는 어디 하나 흠 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완벽해 보인다. 게다가 평소에 나름대로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력을 갖고 있다 확신하는 사람조차 찾아내기 거의 불가능한 원인을 찾아내고 이에 대한 근거들을 찾아 보여주는 것 또한 완벽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아니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도 그 일들의 종결된 후라면 이 책에서 다루는 프레임에 맞추어 분석하여 원인과 결과의 흐름을 무리없이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어떤 인자를 입력으로 넣어주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하지만 이 책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유력한 인자를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다. 책의 후반부에 Case Study라는 명목으로 몇가지 상황에 대해 좀더 심층깊은 분석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가능한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그러한 방법도 이 책의 저자가 찾아낸 새로운 프레임을 적용하여 분석한 예측일 뿐, 일반적인 예측과 비교하여 그리 큰 차이가 있다 확신할 정도 까지는 아니지 않나 생각된다.
다만 Gladwell의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통찰력이라 한다면, 너무나 당연하다 생각하며 이뤄지는 우리의 이성적 상황판단 분석이 전혀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식하고 끈질기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작지만 가장 중요한 인자를 찾아내 이를 살짝 건드려 주는 것이라는 점을 평소에도 잊지 말고 늘 상기함이 필요하다는 점이라 생각된다. 정말 고집스럽게 옳다 생각하고, 그 어떤 반론에도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철옹성을 세웠다 생각했던 신념도 어느 순간 작은 말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여러 번의 경험에 따르면, Tipping Point 자체가 분명 존재하고, 그 급격한 변화의 Point를 야기시키는 것이 아주 작은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만큼은 경험상으로도 이미 나 또한 검증한 것이다. 중요한건 그 Tipping Point를 찾아내는 그 통찰력일터인데…. 그건 이런 책 몇 권 신나게 읽었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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