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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oktalktalk.com>


김미화의 ‘대한민국 만세!’가 자조 섞인 표현이라는 것을 전여옥은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이를 대한민국에 대한 조롱이라 분개하며 그의 블로그에 김미화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에둘러 비난하는 글을 올렸을 터이다. 문제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말이 사용된 상황에 따라 의미하는 바의 문제였다는 것을 전여옥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논리의 점프가 일어나 버렸다. 김미화가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는 것으로 대한민국을 조롱했다며 이를 비난했던 전여옥은, 며칠만에 625때 몸을 산화하며 나라를 지켰던 학도병만이 ‘대한민국 만세’를 부를 자격이 있다는 내용을 그의 블로그에 올려 놓았다 (링크). 엊그제는 대한민국을 조롱했다고 방방 뛰면서 분개하더니, 불과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이제는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말도 자격 되는 사람만 하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자격이라는 것도 어디에서 근거했는지 모르겠지만 625때 학도병으로 목숨을 희생한 정도가 아니고서는 택도 없댄다. 나처럼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죽을때까지 ‘대한민국 만세!’ 한번 소리높여 외칠 자격조차 없는 것이다. 시청 광장에 모여 월드컵 응원한 수많은 국민들 중에도, 전여옥의 논리에 따른다면 ‘대~한민국!’ 부르며 응원할 자격 있는 사람 하나도 없다고 봐도 된다. 어제는 조롱했다고 비난해서 이제 오늘부터는 사랑하려 했더니 '너는 사랑할 자격도 없다'는 말을 하는 격이다. 한마디로 해괴망측한 무논리 그 자체다. 전여옥이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다.

사실, 김미화의 ‘대한민국 만세!’가 자조 섞인 표현이라는 것이라 해서 그건 또 문제될 게 뭐가 있나. 이런 정도를 가지고 나라를 조롱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솔직히 재수 없다 생각되는 작은 일 하나에도 ‘X같은 세상’이라 외치는 요즘에, 의혹을 제기했다고 바로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는 상황에서 ‘X같은 세상’이라 하던, ‘대한민국 만세!’라 하던, 그게 그렇게 비난받을 일인지 나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를 가지고 전여옥과 같은 이유로 비난하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지, 평소의 언어 습관은 어떠한지, 그리고 간단한 언어영역 문제풀이를 통해 기본적인 언어이해는 하고 살아가는지 알아보고 싶다. 간음한 여인 죽이려 모여든 나름 이유있어 보이는 군중들도 예수의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일갈에 다들 부끄러워하며 돌아간 마당에 ‘대한민국 만세!’로 나라를 조롱했다 분개하는 사람들은 말해 무엇하랴. 님들 화내지 마세요, 전여옥씨 주장에 따르면 님들도 ‘대한민국 만세’를 부를 자격도 없는 사람들일 뿐이랍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앞에서 말한 전여옥의 이러한 무논리보다 사실 더 무서운 것이 있는데, 바로 그의 유치함이다. 그의 글에 자신이 썼듯이 그가 가는 길이 가시밭길이어도 가야만하는 길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간 어떤 곡해와 오해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은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정치 역량을 키워줬다고 생각한다면, 곡해와 오해가 있다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해명은 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김미화가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닌데 거짓말이라고 우긴 그의 주장. 전여옥을 비판하는, 그래서 본인은 ‘마녀사냥’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에서 비난이 아닌 비판과 지적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답은 하고 넘어가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전여옥은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안녕하세요? ㅋㅋ 저 잘 있어요’라고 해맑게 웃으며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하다. 똥싸놓고 남이 치우길 바라며 방실방실 웃기만 하는 것은 어린 애기나 할 일이다. 어른이라면 마려울 때 화장실에서 일을 보던지, 아님 똥을 쌌으면 치우는 게 맞다. 밝게 웃는 것으로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여옥의 이 유아적 발상이 나는 가장 소름끼치게 무섭다. 전여옥이 정말 어린아이의 수준이라서 똥싸놓고도 뭔 일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밝게 웃고 넘어가는 것일까? 내가 볼 때에 전여옥은 본인이 똥 싼 것도 알고 있고, 그걸 뭉게고 있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도 해맑게 웃으며 남이 치우길 기다리며 모른척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냄새 풀풀 나는 것을 알면서도 저리 해맑게 웃으며 넘어가는 것을 쉽게 하는 전여옥. 그래서 나는 그가 소름끼치게 무섭다.

p.s. 전여옥은 이번 그의 글을 ‘대한민국-저는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말로 끝내고 있다. 난 전여옥이 대한민국을 정말 사랑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한가지 부탁하는데, 다음에 혹 정권이 바뀌게 되면, 그 때에도 그 진심을 알 수 있게 매일 한번씩 ‘대한민국 사랑해요!’라고 꼭꼭 외쳐줬으면 좋겠다. 정권바뀌었다고 혹 이번에 김미화가 했듯이 조롱하는 식으로 외치면 ‘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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