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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된다면 읽고 싶은 책이었다. 봄방학 기간에 잠시 한국을 다녀온 룸메이트가 책을 가지고 오는 바람에 다행히도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읽을 수 있었다. 2주전 수업의 일환으로 시애틀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5시간 정도 되는 비행시간 동안 한숨에 다 읽어버렸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기업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온갖 법률적, 경제적 문제들이 얽혀 있어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업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금융관련한 것에서 부터 시작해서 각종 경제적 문제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그런 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터라 누군가 잘못되었다라고 지적하면 그런가보다 할 뿐, 그게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스스로 판단해 볼 지식이 솔직히 너무 부족했다.

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지내던 때보다는 약간 더 이해가 잘 되긴 하지만 누군가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고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한눈에 확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다. 금년 가을학기에는 Finance 수업과 기업 회계 관련쪽 수업을 좀 제대로 들어야겠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름대로의 감상을 남기려고 글을 쓰면서 소위 말하는 '자기검열'이 자연스럽게 발동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삼성에서 일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 삼성에서 일할 가능성이 많은 것도 아니고, 설령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을 끝내고 삼성에서 일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고 그에 대해 말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생각하면서도 스스로 수위조절을 하며 생각을 조절하는 나.

종교권력, 국가권력은 논리적으로 접근해서 비판하는 경우, 도의적 선은 넘지 않는 선에서 하려는 나름의 수위 조절은 했지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 말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하등 거릴낄 것이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이 갖고 있는 권력은 잘못된 것에 대해 말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솔직히 주춤하게 만드는 더 큰 권력의 자리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솔직히 분노에 앞서 약간의 두려움이 들었다고 하면 너무 비겁한 말일까.

한가지 확실하다 느끼는건, 종교권력, 국가권력에 대해 비판하거나 이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삼성이라는 기업권력에 대해 비판하거나 이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것은 전자의 것 보다 더 크다는, 즉 기업권력이라는 것이 지금의 시대에는 그 어떤 권력보다 개개인의 삶에 더 깊게 뿌리박혀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회장님으로 다시 복귀하다니, 이재용을 아직 믿지 못한다 이거늬?'라는 식의 말장난 가볍게 던지며 오히려 맘 편했을 수도 있겠다. 무섭지 않은척 태연하게 다리 꼬고 팔짱 끼고 휘파람 불며 쿨한척 하는 것으로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이미 두려움을 극복한, 앞서 계신 분들이 멋있어 보인다고 덩달아 쿨한척 하는 것도 나한테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일단은 솔직히 무섭다, 두렵다 인정하고, 그 두려움의 실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는 내공을 키워야 하는게 내 수준에는 가장 적당한 듯 싶다. 두렵지만 굴복하고 싶지도 않고, 굴복하고 싶지 않다고 센척 거들먹대다가 한대 맞고 떨어져 나가고 싶지도 않다. 체력과 담력 키우는거, 이제부터라도 시작하는거다.

어쨌든, 읽기는 정말 잘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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