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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엔 오류가 많다. 다른 본문들 사이에 상반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간단한 모순인 경우도 있지만 병립이 불가능 할 정도로 큰 모순도 많다. 바울사도가 쓴 것으로 되어 있는 성경 중에는 실제로는 바울이 쓰지 않은 것도 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을 실제로 쓴 사람은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아니다. 예수께서 생전에 선포했던 복음과, 초대교회 이후의 복음의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성경이 실제 집필된 연도에 따라 예수가 전한 복음의 내용이 저자의 의도에 따라 변경되어 집필 되었다 등등등.

사실 복음주의적인 신앙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도 위의 내용들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대학시절부터 이곳에서 조금, 저곳에서 조금씩 들어본 내용들이었지만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위와 같은 내용에 깊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생각은 성경의 작은 오류들을 가지고 침소봉대격으로 해석하는 것이려니 했다. 이미 내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진리가 확실한데 굳이 시간을 내어 이와 같은 내용들에 대해 자세히 찾아볼 것 까지는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그래도 약간 깊이 있게 들어간 정보를 접할 기회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도 '뭐 굳이 저렇게 생각하려면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다지 납득이 가진 않는다' 정도의 반응일 뿐이었다.

성경에 대해, 진리에 대해 말할 때 만큼은 누구보다도 진지한, 내가 참 좋아하는 선배와 함께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고, 그 선배로부터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없던 관심이 새록새록 일어났다. 그 선배가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 할 정도라면 충분히 관심을 갖고 한번 들여다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고, 잠시 여유가 있는, 아니 여유가 있다기 보다는 긴장이 풀어져 잠시 쉬어가야 하는 때를 기회로 삼아 추천받은 위의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3일만에 다 읽어버렸다. 전체적인 큰 줄기는 어디선가 다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였지만 좀더 깊고 자세한 이야기는 사실 대부분의 내용이 나에게는 새로운 이야기였다. 새로운 내용이 아닌 부분 또한 왜 그런 결과들이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기독교에 적대적인 감정으로 쓰여진 책도 아니고, 오랫동안 성경을 연구해온 학자가 풀어놓는 이성적이며 논리적인 이야기였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진지한 학문적 성찰의 결과물을 콧방귀를 뀌며 상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저자 또한 여러번 강조했듯이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저자 자신의 연구 결과가 아닌 이미 수십년 아니 백여년이 넘는 동안 학계에서 연구해온, 사실상 새로울 것도 없고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 즉 이미 성경을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이미 오랫동안 사실로 여겨지는 내용들이다. 이런 분야에 대해 단편적인 내용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는 정말 신선한 이야기이고, 때론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그건 이를 처음 받아들이는 이의 감정적인 반응일 뿐, 내용 자체는 거의 완벽하다시피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신앙, 믿음이라는 것이 어떤면에서 보면 참 무서운 것이다. 누가 나에게 '마태복음은 마태가 쓴 게 아니야'라던가, '디모데전,후서는 바울이 디모데에게 쓴 것이 아니야'라는 말을 할 때 나오는 첫 반응은 아마도 '웃기지 마' 라던가 혹은 '그렇게 생각하시던지, 난 관심 없어'등의 반응인 것 같다. 신앙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라면 내가 알고 있었던 것과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면 처음엔 받아들일 수 없다 하더라도 무슨 속 사정이 있는지 궁금해서라도 스스로 찾아보게 마련인데, 신앙의 영역에서만큼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려고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랬기에 이와 같은 내용을 이제야 찾아 읽게 됐나보다.

저자도 여러번 강조했듯이, 이 책의 내용들을 읽으며 대부분의 내용에 수긍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여 기존의 신앙을 지속적으로 견지할 이유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리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더 알고픈 마음이 생긴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어 있기에 성경의 모든 말씀은 흠결 없는 진리라 믿는 데에 뿌리를 박고 있는 신앙과, 이 책의 내용을 수긍하면서 갖게 될 신앙의 모습은 약간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진리가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 그 신앙의 본질적 자세만큼은 한결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몇장 넘겨보며 바로 이후에 읽을 책 몇권을 더 주문했고, 그 책들이 오늘 도착했다. 이 책의 저자인 Bart D. Ehrman의 책 한권과, Marcus J. Borg의 책 두권. 앞으로 틈틈히 이 두 학자가 쓴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나에게 이 책을 소개해준 선배의 말처럼, 나도 이런 다소 새로운 관점에서 성경을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 같이 모여 성경을 공부할 수 있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이 학자들에 필적할 만한 복음주의 계열의 학자가 있다면 그의 책도 꼭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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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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