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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신지도 며칠이 지났다. 진작에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가까운 분향소에라도 조문을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짧은 글이나마 이곳에 남기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연세가 많으시고, 그동안 수 차례 입원하셨던 적도 있었기에 그분의 서거 소식이 낯선 소식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기력이 쇠하신 이면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도 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 또한 들었다. 안타까운 소식들의 주요한 원인이라 생각되어지는 것에 대한 분노의 감정 또한 느끼다 보니 더더욱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몇마디 남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돌아가시기 전 그분이 쓰신 6개월간의 일기 중 공개된 일부를 읽던 중에 '찬미예수 건강백세'라는 글귀를 만나고는 한참을 그 글귀 위에 머물러 있었다. 단 네글자 밖에 안되는 '찬미예수'라는 그의 고백이 나에게는 그 어떤 글귀보다 큰 울림이었다.

찬미예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고백이다. 문자 그 자체로는 그다지 주목할 만한 문구 또한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들을 돌아보며, 또한 이제는 노회한 그에게서 나오는 '찬미예수'라는 고백은 그 자체로 큰 울림이 있다. 젊고 패기 넘칠 때에는 아무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와 같은 나이가 되어 이런 고백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수를 찬미하는 삶을 살아오지 않고는 그 나이에 이런 고백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고, 많은 일들을 하셨고,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분에 대한 오해나 편견도 사라지고 보다 공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못내 그분의 서거 소식에 마음 한 켠이 텅 빈 듯한 느낌을 며칠동안 받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찬미예수'라는 고백을 보며 그분의 명복을 비교적 평안한 마음으로 빌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는 하나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과 기쁨을 누리시길 진심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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