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영화 이야기이다.
1. 영화를 보면서 영화 음악이 이토록 귀에 착 감겨 들어왔던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아무리 괜찮은 음악이 영화 속을 흐르고 있어도 결국 화면에 보이는 장면을 보조하는 한가지 수단의 역할로서만 인식되었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오히려 음악이 주를 이루고 화면이 배경이 되어버리는 듯한 순간을 여러 번 느꼈던 것 같다. 쓸쓸하고 암울한 장면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온 음악이 아직도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
2.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그만의 색깔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잘 만들고 못만들고를 떠나서, 재미있고 재미없고를 떠나서, 오직 그가 만든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색채, 그의 영화라면 어떤 영화에서도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만의 색채가 있는 감독이다. 자신만의 색채가 있다는 면에서 나는 우디 앨런과 홍상수의 영화 또한 무조건적에 가까운 애정을 갖고 있다.
3. 2시간 20분이라는 상영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보통 정적인 이야기 흐름이 있는 영화의 경우 실제 상영시간보다 느껴지는 상영시간이 더 긴 법인데, 마치 액션이나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그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이것은 영화와 그다지 관련 없는 이야기이다.
1.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가 아니었다면 실소를 머금치 못했을 것 같다. 도데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 가정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무언가. 아마도 작가의 상상력 빈곤에 이유를 돌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화란다. 잃어버린 아이를 수개월만에 찾았다고 해서 봤는데, 자신의 아이가 아니었다.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하는 한 엄마의 목소리가 백주 대낮에 묵살될 수 있었던 실제의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단 말인가.
2. 어처구니 없었던 과거의 한 이야기로 돌리기에는 2009년 대한민국의 현재와 절묘하게 일대일로 대칭을 이루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미국에 살고 있는 공화당 지지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내가 듣기로 공화당 지지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틀릴 수도 있다.)은 이 영화를 오랜 과거속의 이야기로 남겨놓은 채 이야기를 들려 주고자 했을 뿐인데, 먼 이 곳 한국 땅에서는 더 이상 이 영화는 과거속의 어처구니 없었던 한 때의 이야기로 남겨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 영화가 상영되는 2009년 현재, 이 영화가 블랙 코미디 장르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곳은 오직 대한민국 외에는 없을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