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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여자 핸드볼 예선 경기장에서 직접 선수들을 응원한 이명박 대통령이 응원시 사용한 태극기가 위아래가 뒤집힌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뉴스로 널리 퍼졌고, 이에 대해 다소의 논란이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해당 사진들을 배포한 연합뉴스측에서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해당 사진들을 잘 cropping해서 뒤집힌 태극기가 나오지 않도록 수정한 사진들로 교체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인터넷 상에는 퍼질대로 퍼진 후였다.

태극기가 거꾸로 되어있는 것조차 모르고 응원한 이명박대통령에 대해 조롱과 비난을 던지는 이들도 있고, 단순한 에피소드로 보도하는 뉴스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 나이지만, 뭐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할 거리는 그의 본업인 국정운영에서만도 넘쳐나니 굳이 이 에피소드를 가지고 그에 대한 비판거리를 하나 더 늘리진 않으려 한다. 이미 그에 대한 비판거리는 넘쳐나는 상황이니 나도 비판에 대한 적절한 수위조절이 필요하다.

암튼, 이 에피소드를 접하며 느꼈던 몇가지가 있다. 일단 연합뉴스의 사진 수정. 이미 퍼질대로 퍼진 사진 수정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무슨 국가 기밀도 아니다. 조선일보도 그냥 해당 사실 뉴스로 덤덤하게 전하고 있다.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말이다. 연합뉴스측에서는 자체 규정에 따라 수정했다고는 하지만 청와대측에서 각 포털 사이트에 해당 사진을 삭제 요청했다고 하니, 자체규정이라는 말은 쉽게 말하면 '알아서 기었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듯 싶다.

두번째는 조선일보다.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태극기의 안쪽 태극 문양의 물결(?)모양이 뒤집힌채 걸려있던 적이 있었다. 태극문양의 위 빨간색, 아래 파란색의 색이 뒤바뀐게 아니다. 색의 배치는 제대로 되어있는데, 태극물결이 왼쪽아래로부터 시작해서 오른쪽 위로 가는 물결인데 이게 아래 사진처럼 뒤집혀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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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뒤집혀 있는 것은 쉽게 눈에 띌 수 있지만 태극 문양의 물결의 방향이 뒤집힌건 예의주시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기 쉽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당시 조선일보는 이 사건을 신문의 사설로까지 다루며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제기하였다.(링크 참조) 이 사설의 몇가지 구절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 국기는 그 국가의 권위와 존엄을 表象표상하는 상징.
- 국기를 존중하는 것은 국기가 상징하는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의 기본인 헌법을 준수하며 나라를 수호하는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마음의 표시.
-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고도 슬그머니 현장을 치우는 것으로 끝내려 한 것
- 결국은 이 모든 일이 태극기와 태극기가 상징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에 충성할 각오가 돼 있느냐는 마음의 문제로 돌아가는 것

국기에 대한 깊은 의미를 부여한 조선일보의 기본적 자세에 대해서 일단 동의를 표해보자. 이러한 조선일보의 자세를 국가에 대한, 국기에 대한 진실된 철학에 바탕을 둔 숭고한 일이라 인정해보자. 이렇게 조선일보의 철학에 진지한 동의를 표하고 난 후에 남는 의문은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사건에 대한 조선일보의 태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응원하던 베이징 경기장 뒷편에 걸려 있던 태극기가 뒤집혀 있었다면 그럴만도 하다. 수행원들의 안내에 정신없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걸 볼 겨를은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 그 순간에 뒷편에 걸려있는 태극기가 뒤집혀 있는 것을 수행원들이 그 상황에서 발견하지 못할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 바람도 없이 축 늘어져 있는 태극기의 태극 물결의 방향이 뒤집힌 것은 이 장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눈이 아니고는 찾기 힘들었을 수 있다. 의미상으로는 심각한 실수 일수도 있지만 정황상으로는 납득이 가능한 실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실수마저도 조선일보는 노무현 정권의 헌법준수 의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주요한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어떤가. 이명박 대통령 뒤에 배경으로 놓여있던 태극기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경기 내내 손에 쥐고 흔들던 태극기다. 그 박진감 넘치는 경기 와중에 태극물결의 방향이 뒤집힌 정도를 발견해내지 못했던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좀 더 가정해서 태극무늬의 위 아래 색깔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이해할 만하다. 태극괘의 일부가 오류가 있었을 경우 이를 눈치채지 못한 것도 그럴만 하다. 하지만 아무리 외국인 눈에는 복잡하기만한 태극기라 하지만 국적이 한국인인 이명박 대통령 본인의 손에 들려있는 태극기가 거꾸로 달려있다는 사실을 경기 내내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곳에 함께한 수행원들 누구도 재빨리 간파해내지 못했다니 더더욱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나 함께한 수행원의 지적수준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현장에 없었던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었을 수도 있다. 대통령이라는 위치가 그런 세세한 사항에 대해 일일이 신경 쓸 만큼 여유가 없는 자리일 수도 있다. 그런 실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냥 웃고 넘어가는 에피소드로 치부할 수 있다.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에피소드를 그냥 웃으며 넘어간다 하더라도, 조선일보만큼은 그래선 안된다. 국가의 존엄과 헌법준수의 거룩한 다짐의 기본 바탕이 무너지는 현장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거룩한 존엄을 인정하고 있는지, 헌법 수호의 의지는 과연 있는지 심각하게 물어야 할 당사자는 바로 조선일보다. 지난 사설에 썼듯이 이런 중대하고도 심각한 일을 포털사에 연락해 사진을 삭제하는 식으로 '슬그머니 현장을 치우려' 하는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과연 이명박 정권은 대한민국에 충성하고자 하는 진심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조선일보는 심각하게 던져야 한다.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운 나는 (적어도 조선일보의 철학으로는) 본질적으로 심각할지도 모르는 이 사건에 대해서 그냥 웃고 넘어가겠다. 별거 아닌일이라 생각하고, 그 일 생각할 시간에 박태환 경기 장면이나 몇번 더 보겠다.

하!지!만! 조선일보, 당신들만큼은 지금 1면에 박태환 금메달 소식을 올려서는 안된다. 이명박대통령의 거꾸로된 태극기 사건을 1면에 올리고, 사설에서 다루며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그게 조선일보 당신들이 온갖 심각한 형용사들을 사용하며, 다소 협박처럼 들릴정도로 부르짖던 당신들의 준엄한 철학이다. 헌법과 국가의 존엄의 근원이 땅에 떨어지는 이 사건 앞에서 박태환 금메달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박태환 금메달은 내가 대신 기뻐해줄테니, 조선일보 당신들은 본인들 철학에 근거한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어도 된다. 이번만큼은 당신들의 진지한 의문에 두손들고 나도 지지해줄것을 또한 약속한다. 조선일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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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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