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6월 5일에 있었던 100분 토론이다. 이날의 주제는 "이명박 정부 100일, 정책은? 민심은?".
패널로 참석한 사람은 아래 4명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학벌도 좋고 외모도 좋고,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또박또박 읽는 한나라당 논평을 보니 목소리도 좋다. 정치인으로서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나경원 의원은 장애아인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에서 감동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토론은 솔직히 잘 하지 못한다. 나경원 의원의 일반적인 토론 스타일은 했던말 또하고 또하는 방식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 임헌조. 이 사람 개인에 대해서 잘 아는 바는 없지만 일단 뉴라이트전국연합이라 하니 선입견에서인지는 몰라도 이날 토론에서 실소를 자아낼 주장들을 내놓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
통합민주당 조경태의원. 통합민주당 의원으로서 정치적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부산에서 2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는 아우라가 무척 강하게 다가왔던 의원이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오직 부산에서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출신으로 연속해서 국회의원 당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보증수표 한장 떡하니 받아놓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이 토론이 있던날 각종 게시판에서 이 100분 토론에서 사용할 경찰의 과잉진압 사진을 요청한다는 내용을 읽어 사실 기대가 되었던 인물이다. 물론 그것 외에는 사실 이 인물에 대해서 방송 이전에 아는 바는 없었다. 사실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번 100분토론의 패널중에서 가장 황당스러워 토론 이후에 오히려 이 인물에 대해 궁금해져서 이리저리 검색을 하면서 더 잘 알게 되었다.
진보신당 공동대표 심상정. 일단 이분이야 노회찬만큼 싸움꾼은 아니고, 달변이 아니기는 하지만 적어도 상대편 논리에 꿀릴만한 사람은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본전은 뽑을만한 사람이다.
100분토론. 사실 재미있게 본 기억보다는 답답하고 지루했던 기억이 더 압도되는 프로그램이다. 일단 100분토론 방송에서 말 그대로 제대로 된 토론을 보기는 무척 힘들다. 사실 나를 포함해서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제대로 된 토론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인 듯 싶다. 그런 상황을 가정할 때 100분토론이라는 방송에서는 오히려 패널 중 제대로 된 토론의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토론의 룰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말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실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았던 100분토론 방송도 실상은 너무 어이없는 주장에 실소를 금하지 못하거나, 토론의 와중에 양측 패널이 감정적으로 충돌이 일어나거나 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장 답답한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물론 내 입장과는 반대되는 입장의 패널이 계속해서 말도안되는 주장을 이어가거나 억지를 부리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일 듯 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사실 양반축에 속하는 경우다. 정말 답답한 경우는 토론의 주제가 이미 내가 지지하는 입장에 크게 유리한 상황인 경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경우 큰 무리 없이 디펜스하고, 적절히 상대의 억지 주장이 얼마나 우스운지만 살짝 틀어서 보여주기만 하면 쉽게 승부가 갈리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밥상을 이미 다 받아놓은 상황에서 해당 밥상을 받으러 나온 패널이 소위 시쳇말로 온갖 뻘짓을 하게 될 때, 바로 이때가 가장 답답한 토론의 경우이다.
이번 토론 방송의 조경태 의원이 딱 그랬다. 토론에 강점이 전혀 없는 나경원 의원조차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자아낼 정도였고, 꼴통보수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의 억지주장에 논리적 공격 한번 제대로 못하고 감정의 수위만 높인채 목소리 높여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자기 발언 시간에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을 하는 상대편 패널에게 '내가 말하는 데 자꾸 끼어들지 마세요'라고 말하는건 또 뭔가. 상대편 패널의 주장에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해야 할 상황인데 자꾸 '국민들 앞에 거짓말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건 또 뭐고. 완전 청문회에 나와서 증인 꾸짖는 상황이랑 전혀 다를바가 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혼자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자기가 말해야 될 타임에 흥분한 표정으로 상대방 노려보기만 하고....
물론 백번 양보하고 이해해서 보면 사실 방송에서 본 조경태 의원의 눈빛만 봐도 긴장이 된 상태에서 머리속에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이 보이는 표정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본인도 방송은 진행중이고, 본인 자신이 지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면서 엄청 당황한 듯 보인다. 그런데 방송 이후 이 답답한 친구가 과연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서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이게 한두번이 아니라 이 친구 매번 이런식이었던 것 같다. 엊그제 100분토론 방송에서 컨디션이 안좋고 극도로 긴장해서 그렇게 뻘짓을 한게 아니라 원래 이 친구 토론의 수준이 나경원 의원보다도 한참 아래였던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이 친구 컨디션 극도로 좋을 때, 홈그라운드에서 홈팬의 압도적인 응원을 뒤에 업고 하는 유리한 경기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상대편으로 나온 토론에 재능 없는 나경원 의원을 만나 100전 100패할 인물이라는 말이다.
뭐,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 잘하지 못해 토론에 약해도 국회의원 잘하면 상관 없다. 정의로운 일에 앞장서고, 옳지 못한 일에 소리내어 반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국회의원 할 자격이 있다. 사실 조경태 의원은 부산 사하구에서 한나라당이 아닌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의 이름으로 나와서 당당히 2연속 국회의원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국회의원으로서 인정받을만다하는 것을 충분히 입증하고도 남는다. 설렁설렁 국회의원 했더라면 이번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의 이름으로, 그것도 부산 사하구에서 국회의원으로 재선되기는 불가능했을 터이다. 하지만, 이런 친구는 왠만하면 토론 프로그램에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굳이 나와서 보는 사람 답답하게 하고, 자기 위신 깎이느니 본인이 정말 잘하는 분야에서 열심히 자신의 일을 했으면 좋겠다. 괜히 의분에 못이겨 네티즌들에게 자료를 요청하고, 국민의 염원을 대신해 토론의 자리에서 한 건 하려다가 웃음거리 되는 안타까운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통합민주당에 정말 제대로 된 토론을 할 만한 국회의원은 아무도 없나. 교육을 시키던지 아니면 그냥 말 잘하는 대학교수를 내보내던지 했으면 좋겠다. 통합민주당 국회의원들 나와서 주장이라고 하는 소리를 듣다보면 정말 솔직히 다음번 선거에 통합민주당 찍어주면 정말 뭔가 제대로 되긴 될까 걱정부터 든다. 이러다 꼴통보수에 이어 꼴통진보라는 이야기 들을까 무섭다.
제발 응원하는 사람 맥빠지게 하지 말고... 선수들!!! 좀 열심히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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