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김동수씨 핸드폰 맞나요?"
"네, 맞는데요"
"김동수인가요?"
"네, 맞는데요"
"혹시 대전고 나온 김동수 맞나요"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야 반갑다, 나 XXX(이름을 뭐라고 했는지 벌써 잊어버렸습니다 ㅡㅡ;)인데 기억나니?"
"네? 누구시라구요?"
"나야 3학년 2반 XXX"
"아~ XXX? ... 음... 이름만으로는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야~암튼 반갑다"


이름도 기억이 안나니 얼굴이 기억날리도 만무합니다만 암튼 고3때 같은반 친구라고 하니 일단은 반갑더군요. 93년도에 고3이었으니 그 친구로부터 15년만에 받는 전화인데 이름조차 기억이 안난다는 사실이 약간 미안하기까지 하더군요.

암튼, 그러면서 친구들 이름 몇명을 말하는데, 저랑 친분이 있는 친구들은 아니라 몇명은 이름은 기억나는데, 몇명은 기억도 없었습니다. 괜시리 미안하더군요. 암튼 그렇게 잊혀져 있던 친구가 무슨일로 전화를 했는지 궁금반 걱정반이었지만 어쨌든 무슨 이유로든 제 연락처를 알아서 전화를 했다는 사실은 뭐 고맙더군요.

그렇게 몇명의 친구들이 어디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저의 근황에 대해서도 몇마디 나누었습니다. 고3시절 같은반이었던 누구에게나 각인될 정도로 인상깊고, 인기 있었던 저는 결코 아니었지만 그래도 몇가지 점들에 있어서나, 몇가지 일화속의 하나로서 저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을 수는 있을텐데 저에 대해서 사실 아는 바가 없더군요.

나중에 한번 만나서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하길래 15년간 한번도 보지 못한 친구들인데, 어찌되었든 기회가 되어서 한번 보는건 반가운 일이라 생각되어 그러자고 했지요.

그러더니 친구가 화제를 돌려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한국경제신문사>에 다니고 있다고, 기자는 아니고 영업쪽에 있다면서요. 요즘 다들 신문을 인터넷으로 보는지라 회사가 많이 어려워졌고, 자기한테 구독할당이 떨어져서 그걸 메꾸느라 무척 힘들다구요. 이번주인가 다음주까지 구독 건수를 맞추어야 하는데 솔직히 지금 너무 힘들어서 정말 미안한걸 알지만 이렇게 연락했다고 하더군요. 주간지인 <한경비즈니스>를 한 부 구독해주면 정말 고맙겠다면서 다음에 맞나면 술한잔 꼭 사겠다고 하더군요.

갑작스런 전화에 바로 구독 여부를 결정하기가 좀 그렇더군요. 비록 15년만에 연락한 기억도 나지 않는 친구이긴 하지만 구독하지 않겠다고 매정하게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불쑥 구독을 하기도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그럼, 내일 아무때나 다시 한번 전화를 달라"고 이야기 하고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은 아무리 급하다고는 하지만 15년동안 한번 연락도 없었고, 사실 기억에도 없는 걸 보면 고3 시절에도 그다지 알지 못했던 친구인데 이렇게 불쑥 전화를 해서 이런걸 부탁을 하다니 약간 어이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내일 전화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했죠.

시간이 약간 지나고 나니, 불쑥 '아까 전화를 건 친구가 정말 그 친구가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동창 명단을 어디에서 입수해서 임의의 친구를 자신으로 가장한 후에 전화를 걸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다른 고3 시절에 대한 기억도 없고, 단지 3학년 2반이라는 사실과 같은반 친구들 이름 몇을 대며 그 친구들이 어디에 근무하고 있는지를 언급한 것 밖에 없었으니까요. 저도 통화를 하면서 제가 어디에 근무하고 있는지를 말했으니 아마 그 친구들도 아까 전화건 사람이 전화통화를 했을 때 알게됐을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전화통화중에 저에 대한 근황을 이야기하면서 약간 이상하다 생각이 들었던 게 다시 생각이 나더군요. 다른건 하나도 모른다 해도 고3때 같은 반이었다면 적어도 그것 하나 만큼은 나에 대해서 알 수 밖에 없을 사실이라고 생각이 드는 게 있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그 상황에 있게 되면 학창시절 동창명단을 보면서 정말 기억이 하나도 없는 친구에게까지, 그것도 15년만에 전화를 걸어서 구독을 해달라고 했을까....라구요.

뭐, 아직까지는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태입니다.

내일 전화가 다시 온다면 정말 저랑 같은 고3 시절을 보냈다면 알 수 밖에 없을 몇가지 사실에 대해서 물어봐야겠습니다. 혹시 오늘 전화를 건 사람이 친구 한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경우라면 제가 던지거나 말하는 내용이 또다른 정보로 사용되어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할때 위장된 기억의 형태로 사용되지 않도록 잘 물어봐야겠습니다.

아마, 명의를 도용한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데에 거의 확증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이런 전화를 받고 저처럼 의아해 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 글이 검색 엔진에 걸려 좋은 정보로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한국경제신문사>, <한경비즈니스>란 이름도 검색엔진에 노출이 잘 될 수 있도록 태그에도 넣어 놓겠습니다. 오늘 전화 건 사람이 친구이던, 친구가 아니던, 그리고 이런 방법을 자신이 생각했던 아니면 위에서 누군가 알려주었던간에 이런 방법을 통해 영업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알려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저의 이러한 예상이 내일 전화통화를 통해 잘못되었다고 밝혀질 경우는 이 글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이 수정되지 않은 상태로 계속 있다면 아마도 위에 제가 예상한 결과였음을 의미한다고 보셔도 될 듯 합니다.

참, 기분 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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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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