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확실히 새가슴이다. 분명히 정의롭지 못하고 옳지 못한 것에 대해 지적하고, 비난받아 마땅한 것에 대해 비난을 하고 욕을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일말의 한가닥 남아있는 정이라는 것에 흔들리며 내가 괜한 오버를 한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흘러나온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돌려 돌려 생각하면 그래도 일말의 이해할 만한 것을 찾을 수도 있는데 내가 그걸 간과한건 아닌가'하는 생각들 말이다.
15년동안 다닌 '사랑의교회'를 이제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난 이후에도 비슷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금년 초부터 참석한 지역다락방이다. 다락방 순장님과 순원들에게 지난 몇달간 좋은 대접만 받은 상태에서 불쑥 '저는 더이상 사랑의교회 교인이길 거부했고, 교회를 옮기기로 했습니다'라는 말을 꺼내기가 참으로 어렵다. 4월즈음에 우리집에서 다락방 모임을 갖기로 했다가 계속 회사 일이 바쁘면서 미뤄졌고, 결국 한고비를 넘긴 지난주에야 비로소 우리집에서 다락방 모임을 하게 됐다. 사랑의교회를 떠나기로 마음 먹은 지금 사랑의교회 다락방 모임에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이지만 설명이 부족한 상태로 다락방 순장님과 순원들에게 일방 통보식의 전달은 아닌듯 싶었다.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7월 전에 다락방모임 방학 전까지는 다락방 모임은 참석하고, 우리집에서 다락방 모임도 갖되, 방학이 시작되면 그 때 순장님과 순원들에게 정중하게 그간의 고민들을 말씀드리고 떠나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동안 우리 다락방의 분위기상, 그리고 새로운 멤버인 나의 위치상 사실상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지난주 다락방 모임에서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랑의교회'가 이제는 자랑스러운 교회가 아닌 세상사람들에게 욕먹는 교회가 됐고, 나 또한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된 교회가 되버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약간이나마 나눌 수 있었다.
오정현목사에 대해 나름의 격식을 갖춘 비판을 몇번 했다. 약간의 비난도 섞여 있었다. 정당한 문제 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내가 괜히 오버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때마다, 새롭게 들려오는 오정현 목사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생각한 것과, 결정한 것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며 일말의 걱정과 불안감을 일시에 해소시켜준다.
내가 직접 들은 것들이 아니기에 전달에 있어 다소의 왜곡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들려오는 이야기들에서 fact에 해당하는 것들만 추려보는 것만으로도 내 결정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하다. 백가지 중에 아흔아홉가지를 양보해서 생각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오정현 목사는 분명 잘못됐다. 그가 날마다 기도를 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드리는 찬양에 힘이 있고, 열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가 지금 하고 있는 많은 부분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어제 설교에서는 돌려서 말하는 형태로 촛불집회를 단속(?)하는 공권력이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공권력이 더 강하게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약하게 나가야 하는지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내가 오정현 목사가 크게 잘못됐다고 판단하는건,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의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피력하는 자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것을 다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예배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시간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하나님의 말씀인듯 포장해서 전하는 그 사실만으로도 오정현 목사는 분명 잘못됐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이 나를 실망케 하고 분노케 한다. 그리고 정말 험한 욕설이라도 뱉어내야 속히 후련할 것 같은 답답함이 마음속에 가득차게 된다. 쌍소리를 뱉어내지 않고 내안의 분노를 삭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어제는 사랑의교회가 아닌 곳에서 예배를 드렸다. 다른 어떤것 보다도, 예배시간에, 설교시간에 성경에 관한 내용만을 들을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감격적이었다. 너무나도 당연해야 할 그 사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기대하기 힘든...간혹 접하게 되면 감격스러울 정도로 반가운 일이 되었다는 것이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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