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참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한참인데 이제야 이 영화를 보았다. 감동적인 영화이긴 하지만 그 감동이 영화 전반에 걸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식의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통일독일 이전의 동독의 감시와 규제의 삶의 암울함이 전체적으로 어둡게 드려져 있다. 억압을 당하는 이 뿐만 아니라 억압을 하는 이의 모습에서도 이러한 암울함의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져 있다. 억압하는 이의 편에 서 있는 자의 괴로움도 대놓고 감정적으로 풀어내기보다는 무표정함속에서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실상 이러한 무덤덤함으로밖에 풀어내지 못하는, 감정으로 풀어내기조자 버거운 고민이 진짜 고민이 아닐까.
동독체제에 반하는 사상을 가진 작가의 일거수 일투족을 도청해내는 이 사람의 연기가 단연 두드러졌다. 이 영화를 통해 독일의 유력한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탔다고 하는 것 같다.
이사람의 무표정함 속의 허무와 고뇌를 절절히 느끼게 해주는 장면 중 하나이다.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이다. 이 영화의 감정적으로 몰아치는 감동은 아마 이 마지막 장면에 모두 압축되어 있는 듯 싶다. 여전히 무표정하기만한 그의 표정에 실낱같은 미소가 잠시 번지는듯 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수년간, 아니 수십년간 타인의 삶만을 살아온, 정작 자신의 삶은 돌아보고 반추할 여유조차 없었던 이에게 이제 그 자신의 삶을 살아갈 계기를 마련해주며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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