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중국은 뭘 해도 다르다.
베이징 TV 에서 하는 <Collection> (天下收藏)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우리나라 KBS에서 하는 <TV 쇼 진품명품>과 비슷한 프로그램이다. 일반 의뢰인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골동품을 가지고 나와서 전문가들의 감정을 통해 해당 물건에 대한 적정한 감정가를 산출해 낸다는 것까지는 <진품명품>과 별반 다를바 없어 보인다.
<TV 쇼 진품명품>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최종 감정가다. 진품이 아닌 위작으로 판명되어 낮은 감정가가 매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진품인 경우에도 골동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져 형편없는 감정가가 매겨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Collection>이라는 프로그램의 경우는 물론 최종 감정가격이 중요하긴 하지만 프로그램의 주된 흥미를 끄는 부분은 의뢰된 물품이 진품인지 위작인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중국 골동품 시장의 경우 진품을 교묘하게 따라만든 의도적인 위작들이 골동품 시장의 물을 심각하게 흐리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도 그러한 위작품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만든 듯 싶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사람은 배우이자 골동품 수집가로 알려진 Wang Gang이라는 사람이다.
그럼 위작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무슨 흥미를 끈다는 것인가. 방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단 전문가들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의뢰된 물건이 진품인지 위작인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고 해당 결과는 진행자 Wang Gang에게 전달된다. 시상식에서 1등을 발표할 때처럼 진행자 Wang Gang의 입에서 의뢰된 물품에 대한 결과가 나오려 하고, 이때 그 옆에서 의뢰인은 초조하게 진행자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진품으로 판명된 경우 해당 의뢰품에 대한 감정가가 발표되며 감정가에 따라 의뢰인의 얼굴색도 따라 변한다. 여기까지도 <TV 쇼 진품명품>을 봤던 사람이라면 익숙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해당 의뢰품이 위작으로 판명된 경우이다. 이 경우 진행자 Wang Gang의 손에 들려있는 '황금 망치'가 의뢰품을 박살내버린다. 도자기의 경우 때리거나 밀어 넘어뜨려 깨뜨리고, 그림같은 작품의 경우에는 빨간색 물감이 묻은 붓으로 의뢰품에 가차없이 덧칠을 해댄다고 한다. 물론 의뢰인인 물건을 의뢰하기 전에 해당 의뢰품이 위작으로 판명될 경우 파손되는 것에 동의하는 각서를 쓰기 때문에 의뢰인으로부터 항의를 받진 않는다.
우리 시각으로는 엽기적으로만 보이는 프로그램이지만 나름대로는 의미를 담으려고 했다고 하는데 백퍼센트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다른 문화적 시각으로 보면 이해가 될법도 싶다. 중국 골동품 시장의 큰 문제중의 하나가 바로 '위작'들의 난립으로 인해 시장이 혼탁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 골동품 시장에서 물건들이 거래되는 중이거나, 골동품 수집가가 골동품을 구입한 후에라도 나중에 해당 물품이 위작으로 판명될 경우 가차없이 부숴버린다고 한다. 그렇게라도 해서 골동품 시장의 혼탁함을 없애야 한다고 다들 생각한다고 한다. 해당 TV 쇼를 진행하는 Wang Gang 또한 자신의 프로그램의 방식에 대해 '어차피 위작으로 판명된 것들은 집에 돌아가서 결국 파손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TV 프로그램 내에서 파손시키는 것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또한 프로그램 내에서 그런 장면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고조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쨌든 나름의 이해할만한 점도 있긴 하지만, 해당 뉴스를 보는 순간 '역시 중국이야'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위작 골동품들이 가차없이 깨지는 장면을 보고 싶은 분은 여기를 클릭하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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