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스위스 로잔 출장에서 모든 일정을 끝낸 마지막날, 운좋게도 그날은 옆 도시 몽트뢰(Montreux)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Montreux Jazz Festival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Chemical Brothers라고, 나름 Electric Rock인가 Techno Rock쪽에서는 유명하다고 하는 그룹의 공연도 거금(대략 16만원 들었다)을 들여 한국에서 이미 예매까지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름 즐거운 추억들인데, 게으름으로 인해 그 때 사진을 이제야 올린다.
출장기간 내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씨였기에 이날도 걱정이 앞섰는데, 다행히 일주일동안 내리던 비가 신기하게도 Jazz Festival이 열리는 이날부터 내리지 않았다. 오전만 해도 비가 종종 내렸는데, 이곳에 도착한 오후부터는 구름이 걷히기 시작해 맑은 하늘도 볼 수 있었다. 비가 그치지 않고 주룩 주룩 계속 내렸더라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날씨가 걷히기 시작했다.
몽트뢰의 호숫가 풍경은 언제 봐도 정말 아름답다.
이건 2006년에 이곳에 출장 왔을 때 숙소인 호텔 룸 테라스에서 찍은 호수가의 해질녘 사진이다. 다시 봐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호숫가를 따라 산책로가 길게 늘어져 있고, 그 곳을 빽빽하게 여러 가게들이 들어서 있었다. 음식과 음료를 파는 가게들도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온갖 장신구와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 신기한 것들을 파는 가게들이 꽉 들어서 있었다. 그 중 신기한 것중의 하나가 바로 위의 사진처럼 색깔이 서로 다른 모래를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가며 그 색모래들로 그림을 만다는 것이었다. 색모래와 유리병, 그리고 모래를 다지기 위한 막대 하나로 원하는 그림을 직접 그 자리에서 만들어 준다.
색깔모래와 막대기 하나만으로 어떻게 이런 그림들을 만들어내는지 직접 보고 있는데도 여전히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것도 작년에 이곳에 출장 왔을 때 찍은것으로 호숫가에 서 있는 Queen의 싱어 프레디 머큐리 동상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 판정을 받고 여생을 보낸 곳이 이곳이라고 한다. 찰리 채플린이며 여러 유명한 사람들이 여기에서 여생을 보내곤 했다고 하니, 정말 스위스라는 곳은 자연 경관 하나만으로도 큰 매력이 있는 곳인 듯 싶다.
다른 한 쪽에서는 여러 색깔을 가진 락카페인트를 가지고 그림을 그려주는데, 이것도 즉석에서 여러가지 그림 견본을 보고 원하는 것을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그려준다. 사용하는건 각종 색상의 락카 스프레이 페인트와 물감 뜨는데 사용하는 것 같은 조각칼,, 그리고 각종 크기의 뚜겅을 사용한다. 이걸 만드는 걸 언젠가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본 적이 있었기에 딱 보고 뭐하는 것인지 알 수 있었으나, 역시 직접 보면서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페인트로 10여분 정도 작업을 하면 이런 그림이 뚝딱하고 나온다.
건물안의 공연장에서는 유료 공연이 진행되고, 야외 무대에서는 동시에 여러 재즈 공연들이 무료로 공연된다. 야외 무대 앞 잔디밭에 사람들이 앉거나 누워, 맥주를 마시며 편하게 공연을 즐기고 있다. 바로 전날까지 일주일동안 비가 주룩주룩 내렸기에 아직 잔디밭이 습기를 머금고 있긴 했지만,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미국 무슨 대학교의 재즈악단이었는데 어느 학교였는지는 가물가물하다. 암튼 관악기로 흥겨운 연주를 들려주는 대학교 재즈 연주단이다.
그곳 외에도 이처럼 간이 공연 무대를 만들어 놓고 공연을 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서 저 친구들이 하는 공연을 보고 있는데, 어디서 익숙한 말이 들려서 뒤를 보니 한국사람도 포함된듯 보이는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대충 보니 아마도 대학부 시절에 'Love Europe'같은 trip을 가곤 하던데, 그와 비슷한 뭔가를 준비하는 것 처럼 보였다.
미리 예매해놓은 Chemical Brothers의 공연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Stravinsky Hall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2007년 Montreux Jazz Festival의 공식 포스터가 걸려 있어 한장 찍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스티벌이라고 하더니 과연 각종의 방송사들이 이곳 저곳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여기도 뭔가를 찍고 있다.
오늘의 최고 하이라이트 'Chemical Brothers' 공연!!! 공연장을 들어가는데 예상치 못하게 나의 카메라 반입이 금지되었고, 결국엔 가방과 함께 내 소지품을 모두 맡기고 들어가게 되었다. 워낙 경황없이 일어난 일이라 결국 공연내내 사진 한방 찍지 못하고 공연에만 몰입했다. 미리 대비만 했다면 카메라를 숨기고 들어가 그날의 떠들석하고 현란했던 공연 분위기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으련만.....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Chemical Brothers의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었지만 2시간여동안 진행된 그들의 공연은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환상적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현란한 테크노 음악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어우러지는 각종 영상과 레이저 불빛들은 그 자체로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었다. 저렴한 가격의 Standing floor을 구입하지 않고 좀더 관망하는 자세로 공연을 볼 생각으로 좌석이 있는 2층 자리를 예매한것이 다행이었다. 1층의 standing floor의 그 열광의 도가니 속에 있었다가는 아마도 밟혀서 어디 한곳 정도는 부러졌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암튼 그 전날 로잔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한무리의 청년들이 아시아인인 우리가 신기한 듯이 우리에게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하더니만, 이날 공연에서 내 바로 옆자리에 2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가 동석하고 있었는데, 그 중 내 바로 옆자리에 앉은 녀석은 대마초를 넘어서 아편을 말아서 피는게 아닌가. 예술의 전당처럼 생긴 멀쩡한 실내 공연장 안에서 담배도 아닌 대마초를 뻑뻑 펴대는 것이며, 맥주를 사가지고 와 마시고, 통로로 나와 정신없이 춤을 추어대던 것이 얼마나 어색하게 느껴지던지.... 암튼 거의 모두 통로쪽으로 나와 맥주 마시고 춤추고 정신 없는 데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그래도 좀 자유분방하게 보이려고 앞쪽이 빈자리라 다리를 올리고 있었다.) 간간히 박수치며 관람하고 있는데, 공연장 밖에서 주기적으로 맥주를 받아다 마시곤 하던 그 중 한명이 목마를것 같다며 나한테도 한모금 마시라고 주길래 시원하게 한모금 마시고 다시 돌려주기도 했다. 공연 끝나고 돌아갈땐 서로 잘 가라며 하이 파이브도 하고 말이다.
공연장 밖의 거리에는 아시아계 사람들도 꽤 많이 있었는데, Chemical Brothers 공연은 장르가 장르인지라 그런지 2000여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사람들 중에 아시아인은 정말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암튼 7시30분에 시작하기로 되어있던 공연이 10시가 넘어서 공연이 시작됐고, 결국 밤 12시가 넘어서 공연이 끝났다. 다행히 페스티발 기간동안 야간 기차를 운영하고 있어서 로잔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고 숙소에 다시 들어오니 새벽 3시 30분. 나름 새로운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출장시에 모든 업무가 다 끝나고 이런 기회가 있으면 일부러라도 찾아다녀야지.
마지막으로 올리는 사진... 12시가 넘어 공연이 끝나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야외 무대에서는 그 시간에도 또다른 무료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고, 거리는 오히려 초저녁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다들 먹을것과 마실것을 놓고 즐기는 그네들의 문화가 약간은 부럽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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