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술사를 주인공으로 한 <The Prestige>의 바로 뒤를 이어 개봉한 <The Illusionist>였기에 자연스레 아류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들었던 영화다. <The Prestige>를 보게 만든 것이 '크리스천 베일'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이었다면 아류작이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The Illusionist> 보게 만든건 바로 주인공이 '에드워드 노튼'이라는 사실이었다.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 스타일을 좋아하기에 영화의 완성도에 앞서 그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 스타일은 그 자체로 만족스러울 따름이다. 10여년전 <Primal Fear>에서 노튼이 보여준 이중적인 인간의 모습 연기는 지금까지도 그를 생각할 때마다 강렬한 기억으로 꿈틀대는 대표적인 기억이다.

<The Presitige>가 두 마술사의 경쟁의식을 주된 플롯으로 삼았다면 <The Illusionist>에서 긴장관계에 놓인 것은 환상술사인 아이젠하임과 레오폴드 황태자이다. 그 둘이 긴장관계에 놓인 이유는 그 둘 사이에 위치한 소피 공녀때문이다. 레오폴드 황태자와 결혼을 앞둔 소피 공녀는 어릴적 아이젠하임과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교환했던 사이다. 환상술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아이젠하임과 소피 공녀가 한참의 세월만에 만나지만 그 둘 사이의 감정은 현실에서 곧 부부가 될지도 모르는 공녀와 황태자와의 사이에서 자라온 감정의 벽을 훌쩍 뛰어넘는다.

권력의 관점에서 볼때에 한 남자는 권력의 최 상층부에 있고 다른 한 남자는 권력이라 부를만한 것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자는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고, 권력이 없는 자는 대중의 인기로 먹고 살아가고 있다. 서로 상극의 위치에 있는 두 남자 사이의 긴장과 갈등은 사이에 끼인 여자의 감정이 권력이 없는 이에게로 향하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권력을 가졌으나 사랑을 얻지 못한 남자의 분노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권력을 다 이용하여 자신의 뜻대로 일을 이루려 하지만 사랑을 얻지 못한 권력자의 분노는 더욱 커져갈 뿐이다.

사랑이 있고, 권력간의 갈등이 있고, 눈을 재미있게 만드는 환상적인 장면이 있으니 영화는 전체적으로 흥미롭다. 영화 보는 재미를 한 층 더 높여준건 1900년대 초의 비엔나의 풍경을 그려낸 영화의 색감에 있다. 극의 내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와 상관없이 고풍적인 영화의 색감은 영화속의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감정을 느끼도록 해준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맘에 든 것이 바로 이 화면들의 색감이었다. 세피아 톤에 약간의 비네팅 처리를 한 듯한 화면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묘한 색감을 만들어 낸다. 1900년대 초의 비엔나의 도시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 프라하에서 거리 장면들을 찍었다고 하는데 출장때 묵었던 폴란드와 오스트리아의 거리 풍경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장면이다. 100여년전의 거리 풍경이 좀더 잘 보존되어있다고 하는 프라하의 거리를 꼭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드는 장면들이다. 아이젠하임이 묵고 있는 건물을 보면서도 작년에 오스트리아 출장시 묵었던 산속에 있던 오래된 성을 개조한 호텔이 생각이 났다. 건물의 외형이 거의 비슷한 형태였기에 처음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너무도 익숙한 건물의 외형에 잠시 놀라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상술사 아이젠하임의 거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속 비엔나 거리>


괜찮은 플롯에 잘 뽑아낸 색감으로 영화를 잘 이끌어왔는데, 마지막 부분의 반전은 개인적으로 좀 깼다. 최후의 환상마술 장면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아이젠하임마저도 환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저절로 탄성이 나왔는데, 그 이후 모든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그동안 어정쩡대던 경감이 그 순간 무슨 이유로 갑자기 그 모든 것을 깨닫고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지 솔직히 납득이 가지 않는 장면이다. 반전의 내용 자체의 엉성함이라기 보다는 그걸 굳이 경감이 깨닫는 식으로 그려내지 않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반전의 내용 또한 조금만 더 다듬어 극 중의 장면들과 좀더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 두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작가의 단편 소설을 근거로 만들었다 하니 전체적인 틀은 수준 이상은 되는 듯 하고, 여러 영상 처리도 흠잡을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보여주었는데, 굳이 좀 더 강한 반전으로 어필하려다가 약간 기우뚱해버렸다. 아쉽긴 하지만 괜찮은 영화였다.

'About > Movies&Dra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인의 삶  (2) 2007/12/16
라따뚜이  (1) 2007/08/04
The Illusionist  (0) 2007/07/25
극락도 살인사건  (2) 2007/07/19
우아한 세계  (0) 2007/07/18
Copying Beethoven  (0) 2007/06/25

BLOG main image
Gustav Mahler(1860-1911)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16)
Impressions (286)
About (215)
Photo (15)
Today : 40
Yesterday : 324
Total : 288,725
Statistics 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