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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평생 참는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담배를 꾸준하게 피워오던 사람인 경우 금연을 결심하고 몇년동안 담배를 피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술자리라던지, 남이 담배피는 모습을 보면 담배를 피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솟아오른다고 한다. 그래서 금연한 사람하고는 상종도 하지 말라는 농담도 있다. 금연한 사람은 독종이니 왠만하면 가까이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육식을 즐겨하던 사람이 채식으로 식생활을 바꾼 경우, 이 경우에도 이 사람은 평생 육식을 끊는게 아니라 육식의 욕구를 참고 지내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채식은 결코 육식의 욕구를 참으며 지내는 식생활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오히려 채식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몇년 금연을 하다가도 다시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은 종종 주변에서 볼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채식을 하던 사람이 몇년만에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육식생활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물론 주변에서 채식을 하는 사람이 흔치 않으니 절대적 수치의 차이도 있겠다.) 나 또한 처음에는 채식을 하다가도 고기 굽는 냄새나 후라이드 치킨의 달콤한 냄새를 맡게 되면 식욕을 참을 수 없어 괴롭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의외로 배가 무척 고픈 상황에서 고기냄새를 맡는 경우에도 그다지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런 음식 냄새를 맡으면 참을 수 없는 허기를 느꼈었는데...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일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채식은 여전히 참 매력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육류 또한 무척 좋아하던 내가 과연 채식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시작한 채식이었기에, 처음에는 단순히 돼지고기,소고기, 닭고기 등, 말 그대로 육류섭취를 하지 않는 수준으로의 불완전한 채식의 수준으로 시작했던 채식이다. 우유를 비롯한 치즈, 버터등의 각종 유제품이나 계란처럼 왠만한 음식에는 다 포함되어 있는 것 까지 채식을 이유로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기에는 사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는 우유나 계란을 먹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라기 보다는 주로 대부분의 식사를 내가 직접 차려서 먹지 않고 남이 만들어 놓은 음식을 먹는 입장에서 이런것들까지 먹지 않으려 한다면 정말 먹을게 하나도 없다는 위기감이 먼저 엄습했기 때문이다. 멸치우려낸 국물이라던지, 젓갈류가 들어간 김치라던지 생선 및 해물류의 경우까지 먹지 않게 된다면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기초적인 채식이나마 꾸준히 해온 지금, 거의 1년이 가깝도록 입에 대지 않은 육류를 섭취하고픈 마음이 들기보다는 좀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채식생활로 올라가고픈 마음이 오히려 더 간절해졌다. 지금은 별다른 생각없이 먹는 우유와 유제품, 계란도 적당한 때가 되면 먹지 않는 식생활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바꿀 수 있을 것 같다기 보다는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를 위해서는 나에게 주어지는 음식들 중에서 육식에 해당하는 음식들을 선별하여 먹지 않고 나머지 음식들로만 배를 채우던 수동적인 채식습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대체할 음식물들을 섭취함으로 인해 영양불균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나라가 오랜동안 농경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에 주위를 잘 둘러보면 식물성 재료로만 이루어진 맛깔스러운 음식과, 영양이 풍부한 음식의 종류가 많다는 점이다. 된장, 고추장을 바탕으로 한 여러 음식들과, 각종 김치와 나물류등 조금만 신경쓰면 소위 풀만 먹는 불행한 식생활이 아닌 풍부한 음식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들이 없었다면 감히 채식을 지속할 수 있었을런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암튼, 당분간은 좀더 적극적인 채식 생활을 위해 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찾아봐야겠다. 사회생활이라는 게 원래 major가 아닌 minor를 선택하면 필수적으로 적극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남이 나의 채식생활을 위해 그럴듯한 밥상을 차려주길 기다리기 보다는 내 스스로 풍성한 채식생활을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것 자체로도 나름의 큰 의미가 있는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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