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모순될 수 밖에 없는 생각이긴 한데, 요즘 들어 누가 어떤 내용의 발언을 하는가보다는 그의 발언에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더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다. 그의 발언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보다는 그의 진정성이 묻어나오느냐 아니냐에 더 관심이 가는 듯 하다. 여기서의 진정성은 사전적 의미와는 약간 다르게 내가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사용하는 진정성의 의미는 차차 설명이 될 것이다.

이런 나의 생각이 좀 웃기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와 정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럼 나는 일단 그가 자신의 생각에 대해 하는 발언이 그와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는 나의 생각에 대해 공격하기 위한 의도인지를 천천히 살펴본다. 일단 그의 발언이 그와는 반대의 생각들에 대한 공격의 의도라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수준에서의 그것이라면 일단 나에게는 acceptable 해진다. 나와 너의 생각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받아들일만 하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 이런 생각을 하는 만큼 반대로 너는 저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OK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런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저런 저런 생각을 하는 상대의 의견을 완전히 묵살하거나 무시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상대방도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나의 생각을 공격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런 상태에 이르게 되면 난 어느정도 서로의 이견에 대해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가정해버린다. 이제는 서로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상대방의 생각을 묵살하거나 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서로의 생각을 납득시키면 된다.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상대방이 어떠어떠한 이유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은 충분히 가능해진다. 이전까지는 도데체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하고 서로 상대방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상대방의 내가 알지 못했던 어떤 이유들을 조합하여 그러한 생각에 이르렀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내 생각은 그렇게 계속 이야기가 진행될 수만 있다면, 적어도 개인적인 인간사에서 왠만한 갈등은 비록 끝까지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동화적인 기대가 사람은 본성적으로 선하다라는 가정에서 시작된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사람의 본성에는 선한 면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 같다. 상황 자체가 내가 죽지 않으려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해고, 배려고 그런것 필요없이 일단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충분히 앉아서 같이 이야기 할 수 없을까 그런 생각이다.

어쩌다 내가 이런 스타일로 변했는지 모를 일이다. 곰곰히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예전보다 나아진 면도 있는 반면 정말 어이 없을 정도로 자기 모순에 빠져 있다는 것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 날 때마다 정리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의 내 생각의 파편들이 결국 총체적 모순의 덩어리를 쌓아놓은 것인지, 아니면 지금 있는 모순들을 계속 수정해나가면 나름 괜찮은 생각들이 될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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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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