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iPod으로 음악을 듣는 도중에 갑자기 나의 4세대 40GB iPod이 졸도하셨다. 화면은 멈춰있는 상태로 꼼짝도 하지 않고 아무 버튼도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iPod을 귀에 대고 들어보니 힘차게 돌아가야 할 하드 디스크가 조용한 상태로 정지해 있었다. 왠만한 오류 상황에는 리셋을 시키면 정상작동하곤 하는데 이번엔 버튼이 아무것도 먹지 않으니 리셋을 시킬수도 없다.

2005년 1월에 사서 2년 6개월간 2번의 리퍼를 받으며 사용했는데, 이제 그 수명을 다하셨나보다. 가끔씩 오작동을 일으키긴 했어도 별 문제 없이 잘 쓰던 녀석인데 말이다. 정신이 버쩍 들었다. 아직 iPod 6세대가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데 지금 이 녀석이 죽어버리면 5.5세대 iPod을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5.5세대 iPod을 지금 사게 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6세대 iPod 출시를 보면서 허탈해할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 녀석이 사망하게 되면 자금 압박속의 상황속에서도 어쨌든 중고로라도 녀석을 다시 모셔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그래도 전원을 완전히 껐다가 키면 힘차게 다시 부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 버튼도 먹지 않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 녀석 스스로 배터리가 다 닳아 꺼질때까지 가만히 두는 방법밖에 없다. 하드디스크도 돌아가지 않으니 잘하면 2~3일 계속 켜져있을 수도 있다. 혹시나 해서 USB 케이블을 연결해보면 뭔가 변화가 있을까 했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다.

'혹시 분해를 해볼까?' 지금까지 애지중지하던 iPod을 분해해본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물론 분해 자체도 쉽지 않다. 조립을 위한 나사가 전혀 없는 녀석을 분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 덕분에 해외사이트에서 십몇불을 주고 구입했던 스킨은 일단 떼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무턱대고 앞판의 하얀 플라스틱 부분과 뒷판의 알루미늄 판이 결합되어 있는 곳을 칼로 약간 비적거려보았는데 열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사망선고를 기다리고 있느니 내가 사망시키더라도 좀 적극적이 되어보자'라는 생각에 iPod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 분해법을 검색한 후, 해당 방법대로 조금 강한 칼로 이리저리 움직이니 보기보다 쉽게 앞판과 뒷판이 분리됐다.

앞판과 뒷판과 기판이 서로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어 완전히 분리는 안되고, 여기서 잘못하다가 케이블이 끊어지는 낭패를 당할수 있다고 하여 조심조심 연결선을 보다가 기판에 배터리 전원을 연결하는 케이블을 찾아냈다. 녀석을 조심스레 뽑아버려 전원을 차단시켜버린후 다시 조심스레 꼽았다. 그리곤 조심스레 조작 버튼을 눌렀다.

할렐루야~ iPod 부활하셨네~!!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것 확인하고 조심스레 다시 뚜껑 덮어 재조립 완료. 그래도 앞으로 2년정도는 더 살아있길 바라고, 혹여나 사망하더라도 6세대 iPod 나온후 사망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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