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1. Bewegt, nicht zu schnell (20:11)
2. Andante, quasi allegretto (15:33)
3. Scherzo: Bewegt-Trio: Nicht zu schnell. Keinesfalls schleppend (11:08)
4.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21:03)
(1878-80 version,  Nowak edition)

브루크너 교향곡 중에 가장 대중적이라고 하는 4번 '로맨틱'. 3번 교향곡의 대중적 실패에 부담을 느끼고 있던 브루크너에게 4번 교향곡의 대중적 성공은 나름의 큰 힘이 되었을 터이다. 물론 브루크너 교향곡을 처음 듣는 이라면 과연 무엇이 가장 대중적이라는 것인지, 또 '로맨틱'이라는 부제가 왜 붙었는지 아리송할 수도 있다.

말러의 교향곡이 음악의 흐름을 파악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이리저리 튀는 듯한 느낌에 당황스럽게 한다면, 말러가 존경해 마지 않던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했던 얘기 또하고, 또하고, 반복해서 또 하는 느낌에 질려버리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혹, 브루크너의 곡을 공연장에서 듣게 되었다면 도데체 악장의 구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전혀 파악할 수 없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피날레 비슷한 음악의 흐름과 모든 악기가 가세해 마지막 일갈을 퍼부은 뒤 힘차게 끝나는 것에 감동하여 절로 박수가 터져 나오려고 할지 모르지만 왠만하면 박수 치지 마시라. 아직 악장조차 끝나지 않았는데 박수치다 망신당할 수도 있다. 끝난줄 알았지만 다시 처음부터 똑같은 음악이 시작되는 것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내가 이 연주를 처음 접했던 98년도 부천필의 예술의 전당 연주에서도, 브루크너 음악을 처음 접하는 많은 청중들이 다 끝난 줄 알았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재차 반복되는 듯 시작되는 선율에 알게 모르게 한숨을 쉬고 의자에서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며 절망의 몸짓을 하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브루크너 교향곡을 악보 없이 암보로 지휘하는 지휘자들을 보면 나 또한 지금에도 어떻게 저 반복적인 선율을 헷갈리지 않고 지휘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로맨틱. 남녀간의 로맨틱한 사랑의 음악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웅장한 자연을 그리고 있는 음악으로 친다면 나름 '로맨틱'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로맨틱의 의미를 그런 쪽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그냥 '로마스럽다'라는 식의 로맨틱의 의미로 여기는 것이 훨씬 이 음악을 이해하는 데 더 수월할 수 있다.

브루크너 교향곡은 금관악기의 웅장함을 맘껏 즐기고픈 사람에게는 최고의 음악이다. 금관악기가 힘껏 뿜어내는 약간 찢어지는 듯한 느낌의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연주 내내 여러번의 클라이막스때마다 터져나오는 금관의 울림에 희열을 여러번 느낄 터이다.

브루크너 4번 연주중 가장 뛰어난 연주 중의 하나로 꼽히는 뵘의 음반이기에 곡 전체에 있어 흠잡을 만한 곳을 찾기 힘들다. 1881년 브루크너 4번 연주를 초연했던 교향악단이 바로 빈필이니, 뵘이 빈필을 이끌고 녹음한 이 음반이 브루크너 4번의 정통을 잇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터이다. 뵘의 흠잡을 데 없는 연주에 최고의 찬사를 늘어 놓는 것으로도 모자라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러한 뵘의 연주가 오히려 밋밋하고 지루하다 느끼는 사람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은 것도 사실이다.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 추켜세우는 많은 사람도 있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에 감격하여 눈물 흘리는 사람임에도 이 책만큼은 도저히 지루하고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읽기 힘들어 하는 사람 또한 역시 많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하지만 이게 바로 뵘이 지휘한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고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뵘의 모습과 가장 어울린다고 할까.

뵘의 이 연주 중 가장 와닿는 부분은 3악장의 연주인 듯 하다. 70년대의 연주 스타일과, 뵘의 고직한 지휘 스타일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악장으로 브루크너 4번의 다른 음반과 비교해서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4악장의 강렬한 다이내믹도 브루크너 4번을 '뵘'식으로 잘 표현한 부분으로 꼽을 수 있겠다.


BLOG main image
Gustav Mahler(1860-1911)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16)
Impressions (286)
About (215)
Photo (15)
Today : 40
Yesterday : 324
Total : 288,725
Statistics 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