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angsam, Schleppend, wie ein Naturlaut - Im Anfang sehr gemachlich (16:08)
2. Kraftig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07:44)
3. Feierlich und gemessen, ohne zu schleppen (11:31)
4. Sturmisch bewegt (20:56)
뭔가를 하면서 음악을 듣는게 아니라 아무일도 하지 않으며 오직 음악만 집중해서 들은 게 얼마만의 일인지. 예전엔 음악만 듣는 시간을 자연스레 가지곤 했는데, 이제 음악은 늘 무언가를 하면서 함께 듣는 경우가 전부이다. 음악회에 가서 음악을 듣는 경우가 아닌 이상 음악만 집중해서 듣는 시간을 쉽사리 떼어놓지 못하게 된 듯 하다. 이제는 의도적으로라도 가끔은 이런 시간을 가져야 할 듯 하다.
Gustav Mahler의 교향곡 제1번. Mahler의 음악에 입문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곡이라고는 하지만 이것 조차 그리 쉽지는 않다. 음악에도 감정의 흐름이 있을터인데, 말러의 음악은 그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레 따라가는 것이 꽤나 어렵다. 1악장의 그 조용하고, 변화없는 선율이 지루할 정도로 이어지는 시작으로부터 같은 악장의 폭발하는 듯한 굉음은 예상치 못한 당황스러움이다. 마치 폭약 심지의 불꽃처럼, 1악장의 시작은 여리다 못해 조그마한 바람에도 꺼질것 같은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 불꽃조차 다 타들어가고 연기가 피쉬시~ 나는 듯 하는 그 순간 굉음을 내며 1악장은 모든 것을 뒤집어 놓는다.
2악장의 경쾌한 다이나믹이 흥겹게 느껴지는 듯 하더니 3악장의 뭐가 베베 꼬인듯한 어두운 우울함과 싸구려 밴드의 들썩임이 이어지는 감정의 흐름을 모두 따라잡으려 하다가는 진이 빠질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3악장의 끝과 4악장의 시작일듯 하다. 잠시 방심했다가는 4악장의 시작에 심장이 덜컹 놀랄 수도 있다. 정말 찢어지는 듯한 소리라고 해야 할까. 감정의 흐름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조울증에 시달리는 정신 질환자의 그것과 비슷하다.
물론, 이러한 변화무쌍한 감정의 번복과 다이내믹이 말러 음악의 가장 큰 매력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말러의 음악의 매력에 빠지면 음악의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분위기를 끌고 나가는 음악은 시시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게 한다. 다른 작곡가들의 1번 교향곡은 작곡가 초기의 애띤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베토벤의 1번도, 브루크너의 1번도 듣다보면 '귀엽네~'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물론 몇년을 고생해서 다 늙어서 드디어 완성한 브람스 1번은 예외다.) 말러 1번도 그의 교향곡 전체를 놓고 본다면 그의 작곡 초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긴 하지만 그의 이후 교향곡과 비교하거나 작품의 완성도를 놓고 본다면 1번 교향곡부터 이정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놓은 음악가도 흔치 않다.
Michael Tilson Thomas의 1번중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4악장의 피날레인 듯 싶다. 자로 잰듯 딱딱 끊어지는 듯한 연주 부분은 다른 연주와의 차이점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SACD로 만들면서 음향에 신경을 특히 많이 쓴건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공간감이나 음상의 정위는 확실히 신경쓴 티가 난다. 옥의 티라면 SACD로 만들면서 가격이 너무 비싸게 나왔다는 점. 전집으로 완성되면 말러 교향곡중 주목받는 필수 아이템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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