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우리팀은 총 10명이다. Video Codec쪽 5명, Audio Codec쪽 5명. 물론 모두 남자다. 우리 팀원 10명의 종교는 2명이 무교, 1명이 천주교, 그리고 나머지 7명이 기독교다. 7명의 기독교인중 현재 나를 포함한 4명이 사랑의교회 교인이고 사랑의교회 교인중 한명은 대학부 시절 같은 부서 후배로 이미 알고 있던 친구에다, 또 다른 한명은 영어예배 찬양팀을 하고 있다.
꼭 우리팀의 종교 분포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팀내에서 회식을 하는 경우도 보통 술을 마시는 것 보다는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니는 것이 주된 모양으로 자리잡았다. 어느 호텔의 뷔페가 새단장 하여 맛있다더라 하면 거기에 가서 회식하고, 삼성동의 어느 레스토랑이 고기맛이 좋더라고 하면 그곳에 가서 회식하는 식이다. 가끔 분위기를 돋울겸 해서 술을 시키곤 하는데 고작 10명이 가서 맥주 2~3병 시켜서 한잔씩 마시거나 혹은 소주 한병 시켜서 몇명이 한잔 정도 하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일년에 술 마실 일이 한 손가락 안에 들어오고 그 중에도 소주 한잔 이상 마시는 때가 거의 없는 내가 오히려 술을 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에이~ 한잔은 마셔야죠~' 하면서.
그래서 그랬는지 팀 내에서 아침에 모여서 큐티도 같이 하는 모임이 있는데 매일 빠뜨리지 않고 잘 모이는 분위기이다. 처음에는 나도 같이 하고 싶었지만 시간대가 나와는 좀 맞지 않는 것 같아 큐티 모임에는 가끔 한번씩 가서 분위기 파악정도 하는 정도이다. 나는 그 시간보다 좀 더 이른 시간에 자리에 앉아서, 요즘은 꽤 괜찮아졌다고 생각되는 Living Life를 갖고 QT를 한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라 바로 성경공부 시간에 대해서다. 우리팀에 한 신실한 팀원 한분이 같은 그룹(팀이 3~4개 모인걸 그룹이라고 한다. 보통 한 그룹의 그룹원은 50~60명 정도다.)이었던 분과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리 신실하거나, 거룩한 의도를 가졌다기 보다는 그냥 같은 팀 사람들이랑 일주일에 한시간이라도 같이 모여서 말씀에 대해 나눈다는 것 자체가 참 괜찮은 일이고, 이 팀을 떠나서는 다시 오기도 힘든 기회일 것 같다는 생각에 나도 그 성경공부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생각했던건 우리 팀에 교회 다니는 팀원들과 함께 부담없이 말씀가지고 자기 삶을 나누는 그런 편안한 모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내 생각대로는 되지 않았다. 처음에 우리팀원 한분과 우리 그룹이었던, 지금은 옆 그룹이 된 분 두명이서 하던 성경공부에 추가로 우리팀원 한사람이 같이 하는 걸 보고, 나도 이 성경공부에 참여하다 보면 우리팀 사람들과 뭔가 괜찮은 모임 하나가 만들어지겠구나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보다 앞서 성경공부 하던 분이 모임에서 빠져나가게 되었다. 원인은 현재 성경공부 모임의 리더격으로 모임을 인도해가는 분과 말씀을 놓고 논쟁을 하다 이 분이 나름의 상처를 받고는 모임에서 나가게 된 것이다. 도데체 무슨 논쟁이 있었냐고?. 힌트는 성경공부 모임의 리더격을 맞고 있는 분이 네비게이토 선교회 소속이라는 점이다.
암튼 그래서 결국 현재는 원래 성경공부 하던 우리팀 한분과 네비게이토 선교회 분 한분에 추가로 내가 참석하는 형태로 몇달간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네비게이토에 소속된 사람과의 성경공부라니.... 대학 시절 캠퍼스에서 벤치에 앉아 좀 쉬려거나 학생식당에서 어쩌다 혼자 밥을 먹게 되는 경우 종종 사영리를 들고 다가오던 사람들. '나 사랑의교회 대학부 다니구요. 거기서 제자훈련도 받았구요. 지금 리더도 하고 있어요'라는 말로 조용히 보내고 싶은데 오히려 그런 나의 말, 대형교회 대학부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곧 나의 믿음 없음을 증명한다는 듯이 구원의 확신이 어쩌고 저쩌고 건네는 말에 열받아서 거의 욕 비슷한 수준으로 몇마디 뱉어주던 때가 생각난다. 옆에있던 선배격의 네비게이토 분이 말하길 같은 믿는 사람으로서 어린 친구가 복음 전하려고 노력하는데 격려는 못해줄 망정 이러시면 되냐고 하길래 그러는 그쪽이나 잘하시라고, 앞으로 또 누군가 그쪽분을 만나게 됐을 때 분명 나도 교회 다니고 신앙생활 잘하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식으로 접근하면 또 욕들어 먹을거라는 것 명심하라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네비게이토 소속분과 성경공부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는 일인데, 그래도 몇달간 잘 해오고 있다. 중간 중간 분위기가 꼬일듯한 때가 있었으나 내 나름 지혜롭다 생각하는 방법으로 잘 무마하고 지금까지 왔다. 언젠가 같은 팀원이 일이 있어 네비게이토분과 단둘이 성경공부 모임을 하게 됐을때 내 생각을 그 분에게도 어느정도는 이해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신앙의 색채의 다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가 네비게이토분의 신앙 스타일을 인정하는 만큼 내 신앙 스타일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옳다. 내가 직장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갖는 것은 같이 일하는 동료와 각자 깨달은 말씀 나누고, 서로의 삶을 나누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것만 지켜진다면 난 지금의 성경공부 모임을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그 이후 언젠가도 육신의 거룩함을 위해 술은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한다('좋은것 같다'가 아니라 '말아야 한다')라고 그날 성경 본문의 적용점으로 이끌어가기에 그건 이 본문과 맞지 않을 뿐더러 솔직히 그런식의 적용을 이 본문을 놓고 개인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이의를 제기할 마음이 없을뿐더러 그런 다짐에 대해 존중하고 존경도 보낸다. 하지만 이를 개인적 적용이 아닌 이 본문이 말하는 진리처럼, 그러기에 술을 마시는 것은 성경 말씀에 어긋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이말 저말을 나누다가 결국에는 잘 마무리했고, 한번은 또 네비게이토 모임에 참석하길 강권(?)하길래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했다.
글이 길어져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다른 글에 써야 할 것 같지만, 암튼 전혀 생각도 않았던 회사내 성경공부, 그것도 네비게이토 소속의 분과 함께 성경공부하는 시간이 나름 유익한 시간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 같다. 괜히 트집잡고 시비걸려는 분위기로서의 성경공부가 아니라 각자의 말씀을 통한 나눔을 하는 시간으로 자리잡아 가는 것 같아 좋다. 또한 내가 아무리 네비게이토 쪽을 말이 안통하고 앞뒤 꽉 막힌 집단이라 지금도 평상시에는 매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말씀 그대로 살아보려는 나름의 치열함을 배울 수 있어서 좋고, 그분에게도 평소 네비게이토에서 말씀 보는 방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말씀을 바라보는 내 시각을 또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혜롭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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