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주 토요일 미국으로 출장을 간다. 다행히 버지니아는 동부, 내가 출장가는 샌프란시스코 산호세는 서부이지만 미국 입국심사부터 다소 까다로워 질듯. 출장업무 끝나는 다음주 토요일 하루, 차 2대를 빌려서 샌프란시스코 근처를 돌아보려고 일정을 잡아놨는데, 아주 맘 편히 다니지는 못할듯 하다. 사람들 북적대는 곳으로만 골라서 다녀야 하지 않을까. 왠만하면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으면 '워 라이 쫑구오'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 MPEG meeting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가뜩이나 아시아계를 알게 모르게 무시하는데, 좀더 무시 당할지도 모르겠다.
2.
이번 참사의 용의자로 알려진 23세의 한국국적, 미국 영주권자 조승희. 범행에 사용한 권총을 한달전에 571불에 구입했다고 한다. 버지니아의 총기관련 법에 따라 아무런 제약없이 신용카드 결제로 구입. 이러한 참사를 계기로 미국 총기규제법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될까 생각했는데, 버지니아 주지사가 애도를 표하는 성명에서 이 사건이 총기규제 문제와 얽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고 한다. 지난 컬럼바인 고등학교 사태때도 그랬고, Michael Moore의 'Bowling for Columbine' 영화에서도 볼 수 있지만 미국 총기관련 단체의 파워는 이런 참사에도 감히 총기규제강화등의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할 정도로 힘이 있는 단체다. 부시 대통령도 버지니아 공대에서의 조사에서 범인 조승희가 그리도 쉽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조승희의 조국인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아직 총기구입및 휴대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학내 총기관련 사건이 한건도 없는 나라라는 것을 CNN에서 알려주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총기를 사용한 비슷한 사건이라면 지난 2005년에 김동민일병이 군 내에서 총기와 수류탄을 이용해 벌인 사건을 포함해 총기 소지가 가능한 상황에서 종종 발생됐다는 내용도 함께 알린다. 유일한 이유라 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총기소지가 가능한 제도가 나름의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총기관련 법이 쉽사리 고쳐지진 않을 것 같다. 한 뉴스에서는 얼마전에 상점에 강도가 들었던 사건에서 한 사람이 총기를 차에 두고 상점에 들어와서 범인을 제압하지 못하고 가족 중 한명이 강도에게 총격을 받아 죽은 사건을 들며 '내가 총만 휴대하고 있었어도 내 가족이 죽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총기 휴대를 옹호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조승희가 우울증 약을 복용하기도 했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징후를 보이기도 했고, 소위 왕따같은 취급을 받는등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다양한 추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 모든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이번 사태를 빚었겠지만, 총기휴대만 자유롭지 않았어도 이정도까지 사태가 커지지 않았을텐데...막말로 우리나라도 총기 휴대가 자율화된다면 이런 사건은 심심치 않게 발생하지 않을까?
사족.
이번 사상자수가 늘어나게 된 이유중의 하나로 버지니아에 불어닥친 강풍으로 인해 부상자 수송에 헬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도 포함된다고 한다. 겨울에는 봄같은 날씨로 인해 나무가 꽃을 피우고 사람들이 반팔입고 지나다니던 곳에서 4월이 되니 이제서야 1월 중순같은 날씨에 폭우는 물론이고 폭설까지 내리고, 때 이른 폭풍이 몰려오는 등 이상해도 너무 이상한 기후가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금년 겨울과 봄의 이상기후로 미국인들이 지구온난화 문제가 정말 심각한 이슈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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